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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환자의 눈물 ::

환자의 눈물 ::


잠을 잘 못 이룬다고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들이 있다. 

생활습관이라든지 일하는 환경, 가족관계 등으로 인해서 수면 개시 및 유지가 잘 안되고 꿈을 많이 꾸는 등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많은 스트레스나 화가 채인 상태가 많다. 

또 얼굴에 열이 달아오르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 거림, 두통, 극심한 피로감으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 火熱이 생기기 쉬운 시대이다 보니 그 모든 것들이 불면, 두통과 어깨 통증 등으로 표현된다고 생각된다. 

아마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극심한 피로는 사람들을 예민하게 만들고, 화열이 치솟아서 머리와 어깨 얼굴 쪽으로 증상을 유발한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한의원 치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이러한 환자들 중에서 가끔 내 앞에서 우는 일이 있다.


내과, 신경과 치료 다 해봤는데 안 낫고 증상은 계속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소개를 받고 내원했을 때,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죠?’라고 묻는 순간, 지금까지 치료받았던 이야기를 풀어놓는 순간, 그 서러움과 마음고생이 쏟아져 나오면서 눈물 흘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처음에 그런 상황을 접하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스러웠다. 또 그 환자가 왜 그렇게 눈물 흘리는지에 대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차츰 임상 년차가 좀 지나면서 그런 상황이 오면 굳이 내가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마음 푸시라고, 고생 많이 하셨다고 그렇게 말한다. 

나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위로하는 말 한 마디에, 설명을 하는 게 아니라 고생 많이 하셨다고, 애쓰셨다고,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하셨다고 그저 위로한다. 

대개 여기까지 오는 환자들이 오는 순서가 비슷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든 육체적이든 고생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위로하게 된다. 그렇게 울고 나면 환자랑 이야기하기가 편해진다.

좀더 진솔하게 증상에 대해, 환자 주변 및 가족관계에 대해, 질병의 진행 및 치료과정에 대해서 얘기들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치료를 위한 과정으로 돌입하게 된다. 

이런 질환이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조금만 더 힘내시라고 위로하고 내가 침착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치료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가이드하고, 길을 제시하고, 예후를 제시하는 것. 그게 한의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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